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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의 The Life Unseen(가려진 삶) - 다양함이 공존하는 사회

편집부

기사입력 2021-09-17 06:47     최종수정 2021-09-17 09:1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예술은 한 때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며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예술이 적극적으로 일상에 스며들어 남녀노소가 쉽게 향유하는 엔터테인먼트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14-16세기 예술이 찬란한 꽃을 피웠던 르네상스의 배경에 메디치가가 있었다면, 현대예술이 일상의 곳곳에 스며드는 데는 기업들의 후원이 든든한 재정적 동반자가 되어주었고 더 나아가 예술가의 소비재가 결합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 중 펩시는 ‘현대의 메디치’로서 그 역할을 제법 충실히 수행 중이다. 
 
기업의 주도하에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기특한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2017년 펩시에서 출시한 새 프리미엄 워터 브랜드인 라이프워터(LIFEWTR)이다. 펩시는 음료수 병이나 텀블러를 마치 액세서리처럼 생각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감안해 각계의 신진 예술가와 협력하여 라벨을 디자인했다. 라이프워터의 라벨 디자인은 주기적으로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변경되어 예술과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를 매료시킴과 동시에 신흥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있다. 경쟁업체 페리에나 스마트 워터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예술을 선택한 것이다.
 
Life Unseen 프로젝트는 3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수(마이너리티) 예술가들의 활동에 대해 조사하고, 그들이 ‘선정’한 숨겨진 예술가들을 소개하며, ‘Take Action'을 통해 적극적으로 그들의 작품을 공유하거나 펀딩을 유도하고 있다.  
 

LIFEWTR의 프로젝트의 Life Unseen은 소수 민족, 장애인,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예술가들이 물병의 라벨을 디자인했다. 일례로 패션 분야에서는 양팔이 없는 장애인 디자이너 Christina Mallon의 디자인 모티브를 활용해 라벨을 디자인 했고, 영화 분야에서는 흑인 영화 감독 및 사진 작가 Amandla Baraka가, 시각 예술 분야에서는 성소수자 일러스트레이터 및 아트 디렉터인 Shanée Benjamin의 디자인을 활용해 병 라벨을 디자인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음악 분야도 물론 빼놓을 수 없다. Life Unseen은 우리가 듣는 음악의 17.5%만이 여성에 의해 만들어졌고, 미국인구 중 4.8%를 차지하는 아시안 중 1.8%만이 음악 창작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홈페이지 전면에 내걸었다. 그리고 그들이 선정한 ‘Unseen Artists'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려 소개하고 있다. 


2021년 선정된 한국계 미국인 인디밴드 Run River North, 2020년 라틴 그래미 어워드의 후보이자 라틴계 천주교 성소수자인 Gina Chavez. 흑인 여성 밴드 리더로서 트럼펫 연주자이자 보컬인 Arnettta Johnson가 있고 그들 역시 LIFEWTR의 라벨 디자인에 참여했다. 
 
왜 이들에게 라벨 디자인을 의뢰했을까. 아마도 펩시는 소비자들이 예술 경험의 폭을 넓혀 예술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열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이 예술의 힘으로 가능한 영역이라 믿는다. 
 
다양성·포용과 관련된 움직임은 클래식계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얼마 전 멜버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대표와 대화를 나눌 일이 있었는데, 그들은 이제 전통 클래식을 넘어 현대 클래식, 영화, 음악, 호주 전통 음악까지 도전해가는 중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전문가로 두어 그들의 견해를 오케스트라 운영과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려 노력 중이라며 다양한 관객이 폭넓은 레파토리를 경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며 자기의 목소리를 낼 때 사회의 시너지가 더 커지기 때문이란다.
 
지금 예술계와 기업의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움직임으로 미루어 보아 앞으로 예술·산업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게 될 아이들에게는 개성과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조건이 될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클래식, 뮤지컬, 국악, K-pop, 트롯트, 발레, 현대무용, 힙합까지 장르를 막론하고 공연을 접하고 즐기며, 미술관의 고전부터 시각 예술 작품을 접하는 등 어떤 종류의 예술이 존재하는지 온몸으로 경함하며 체득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길러졌을 때 개성과 다양성에 대한 편견 역시 반성적 사고로 걸러낼 수 있다.  
 
우리의 교육은 다양성이 힘이 되는 시대가 되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양적인 평등(Equality)에만 초점을 둔 게 아닌가 싶다. 다문화교육을 표방해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문화를 경험시켜준다고 하지만 관광식 교육에 지나지 않아 오히려 섣부른 편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교실에서 겪는 잠재적 교육과정 곳곳에는 여전히 사회의 다양한 형태에 편견이 심겨져 있다. 필자는 이런 편견을 예술 교육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예술 안에는 서로 다른 양식과 표현만 존재할 뿐 나쁜 예술과 좋은 예술로 구분되지 않는다. 다양한 예술적 표현을 접하고 시도해 볼수록 이는 질적으로 평등하다는 것. 공평함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펩시의 LIFEWTR 사례는 우리에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다양성을 존중할 준비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예술과 표현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더 이상 정답만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각양각색의 대답을 그들의 표현과 생각으로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펩시는 그걸 해내고 있다. 기업의 발빠른 움직임을 쫓아가기 위해서 예술계와 교육계 역시 서둘러 움직일 때다. 

<필자소개>
박선민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경영)와 홍콩과학기술대학(MBA)을 졸업한 후 미국 뉴욕필하모닉 기획팀 및 싱가포르 IMG Artists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재는 선아트 매니지먼트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양대학교에서 예술경영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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